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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채는 유전자 지도, 눈을 보면 질병이 보입니다"-대덕넷
박성일한의원 조회수:1542 221.141.62.198
2007-10-11 18:21:18

 

"내 눈을 보고 다시 얘기해봐."

믿기 어려운 말을 들었을 때 우리가 가장 먼저 하는 반응이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싶을 때 흔히 쓰는 방법도 '시선 회피'이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처럼 사람들은 입으로 하는 거짓말보다 눈의 위장을 더 자신 없어 한다.

올 초에는 스웨덴 오레브로대학의 마트 라르손 박사가 과학전문지 '생물심리학(Biological Psychology)'을 통해 "홍채에 있는 구멍과 선을 분석해 사람의 성격을 읽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는 태아 홍채의 발달과 형성을 규명하며 "홍채의 개인적 특징은 생물표지(biomarker)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도 홍채 연구를 통해 새로운 진단법을 주창하는 한의사가 있다. 대한홍채의학회 회장이자 박성일한의원 원장인 박성일 한의학박사가 그 주인공.

대부분의 의사들이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오면 "어디가 아파서 왔느냐"고 묻는 것과는 달리 박 원장은 "눈을 크게 뜨세요"라고 말하고 홍채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귀신같이 환자의 아픈 곳을 콕콕 집어낸다.

◆한의학 진단법 다양화 모색 중 홍채학 만나…"'첫사랑 한의학' 흔들릴 정도 매력 느껴"
박 원장은 머리카락과 눈썹이 하나도 없는 남자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 남자가 몇 년 전 순식간에 온 몸의 털이 다 빠졌는데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니다 결국 치료가 안되서 나한테 왔다"고 말을 꺼낸다.

박 원장이 홍채사진을 분석한 결과 자신의 내장기관들의 성질에 대한 이해없이 약을 썼기 때문이었다. 그 남자는 학창시절 태권도 선수로 활동하며 체급조절을 위해 이뇨제를 사용했는데, 이뇨제는 그처럼 소음인인 체질은 절대 복용하면 안되는 것 중의 하나. 신장기능이 약하고 소화기관이 튼튼한 소양인에게는 이뇨제가 별 무리가 없지만 그 반대인 소음인이 복용할 경우 부신기능이 망가져 온 몸의 털이 다 빠지고 면역기능이 떨어져 원형탈모를 유발한다.

박 원장은 현재 청년의 부신기능과 면역기능을 최대한 회복시키기 위한 약을 처방하고 있다고 한다.

박 원장에게 어떻게 홍채만 보고 그러한 진단이 가능하자고 묻자 "식물의 내부에 문제가 있으면 잎을 통해 나타나듯이 인간의 질환도 홍채를 통해 이상 유무가 바깥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홍채는 흔히 우리 눈의 검은자위 부분을 말한다. 더욱 정확히 얘기하면 빛이 들어가는 눈의 한 가운데 자리인 '동공'의 가장자리부터 흰자위까지의 경계가 홍채에 해당한다. 홍채는 외부에서도 들여다 볼 수 있는 유일한 신경근육조직으로 뇌에서 빠져나온 수십만 가닥의 신경말단과 모세혈관, 근섬유조직이 드러나 있다. 마치 지문처럼 사람들은 모두 서로 다른 홍채 모양을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지문을 대신한 첨단 홍채인식기술이 발달되고 있다. 또한 홍채에는 태아기에 형성된 유전 정보들이 모두 담겨 있다.
 
▲홍채 지도. 홍채의 위치에 따라 신체의 각 기관 중 나타내는 곳이 다르다. ⓒ2007 HelloDD.com
이러한 홍채의 특성을 바탕으로 홍채의 전반적인 색과 구멍·선 등의 위치를 통해 환자의 건강을 진단하는 '홍채학'은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지만 유럽에서는 150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의학이다. 헝가리 출신 의사인 펙제리(Peczely)가 11세 때 우연히 다리가 부러진 올빼미를 치료하며 눈을 관찰하다가 홍채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가 다리가 부러진 올빼미의 눈동자에서 한 가닥의 검은 선이 나타났다가 치료한 후 검은 선 대신 희고 구불구불한 줄이 생겨난 것을 발견한 것. 그가 후에 성인이 되어 환자들의 질병과 홍채에 나타나는 표시들과의 관계를 점진적으로 연구해 진단을 시작하며 홍채학도 시작됐다.

박 원장이 홍채학 연구를 시작한 것은 대학에서 교수직을 그만두고 한의원을 연 20년 전이다. 임상을 시작하면서 개인 연구의 시간을 활용해 한의학의 진단법을 다양화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에 알게 된 것이 홍채의학이었고 초기에는 검증의 차원에서 홍채에 나타나는 소견과 사인들이 환자들이 호소하는 질병과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했다.

박 원장에 따르면 "이 시기는 매우 짧았다"고 한다. 이유는 홍채가 체질과 질병에 대한 매우 확실한 근거들을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 그는 "그 당시 느낀 홍채 진단의 매력이 한의학에 대한 첫사랑을 흔들어 놓을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홍채학과 한의학 접목, 최고의 진단·예방의학이라 자부
홍채 연구에 대한 확신이 생기자 박 원장은 홍채 진단과 한의학을 연결하는 방법을 찾았다. 그리곤 곧 홍채 진단의 특징과 한의학의 장점이 묘하게 닮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박 원장은 "홍채 진단은 무엇보다 환자에게 고통을 주지 않으며 방법이 간단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한다. 또 눈 사진을 찍어 확대 관찰해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가의 의료기기가 필요하지 않아 환자의 경제적 부담도 덜어준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홍채의학은 조기 진단과 예방 의학적 측면에서 우수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고환암 환자의 홍채. ⓒ2007 HelloDD.com
홍채색을 통해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알 수 있고, 홍채 안에서도 신체 부위와 연결된 위치가 구분돼 있기 때문에 특정 부분의 질환 의심 혹은 예측이 가능하다. 혹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해당 기관에만 양의학 진단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홍채에서 다른 곳은 건강한데 유독 오른쪽 7시 영역에 깊은 결손부위가 발견된다면 고환암의 가능성이 크고, 마찬가지로 뇌 영역에 해당하는 11시에서 1시 사이에 작은 결손점들이 있다면 뇌동맥류가 예상된다.

또 박 원장에 따르면 홍채 진단은 예방의학으로서의 기능도 탁월하다. 홍채에는 유전 정보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에 사람의 유전적 약점을 파악하고 아직 발생하지 않은 질병의 가능성을 예측, 한의학으로 보완함으로써 예방의학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홍채색이 밝은 사람은 열성체질로 고혈압과 심장병을 주의해야 한다거나 어두운 사람은 냉한체질로 혈액순환이 나쁘고 위·장·간이 약하다는 식이다. 처음 거론한 머리카락이 빠진 청년도 홍채 진단을 통해 체질분석을 미리 했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병이었다.

그는 "홍채에 나타난 표지들은 MRI나 CT, 초음파 등 현대의학 진단장비에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극히 초기 단계의 병적 상황까지도 반영하기 때문에 조기진단과 예방의학적 측면에서 매우 유익한 진단법"이라고 강조한다.

◆유명세와 장사진을 이룬 환자…"'데이터베이스 벼락' 바탕으로 연구 영역 넓힐 예정"
박 원장은 2001년 모 방송국의 아침프로그램에 출연해 홍채진단법을 소개했다. 당시 그 방송은 1회 예정에서 한 회를 더 연장할 정도로 전국적으로 큰 관심과 반향을 일으켰다.

덕분에 박 원장의 한의원도 단 하룻만에 1년치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문정성시를 이루었다. 밀려드는 환자들 때문에 그 때 박 원장은 잠깐 "내가 혹시 생각지도 않았던 벼락부자가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 아닌 걱정까지 들었다고.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대부분의 환자들이 박 원장을 시험해 보기 위한 사람들이었다. '과연 내 병을 맞히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이미 다른 병원에서 나온 검진결과를 들고오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는 것.

"조금의 실망도 없었다고는 못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이쪽의 장점이 오히려 더 크더군요. 돈으로도 못 살 수많은 검증된 데이터베이스를 얻었지 않습니까? 연구를 계속하라는 하늘의 계시인가 싶더군요."

여전히 몰려드는 환자에, 학회 일에 바쁜 박 원장이지만 그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얘기한다.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주)썸텍과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홍채분석 및 진단용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고 특구의 연구소와 공동 연구 제의도 오가고 있다. 박 원장은 한의학에 홍채학을 접목해 '브랜드화'할 생각도 있고 일반인들에게 홍채학을 소개하기 위한 책도 저술중이다. 또 여건만 된다면 동물실험을 통해 태어나면서부터 갖는 유전 변형이 홍채에 나타나는지도 연구하고 싶다고 한다.

늘 홍채 연구에 대한 생각뿐인 것 같아 사람을 만나면 눈을 먼저 보느냐고 묻자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한다. 가끔 잡지나 화보에 실린 유명인들의 확대사진에서 홍채를 읽어 성격을 유추해보는 독특한 취미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혹시 '사람을 볼 때 눈을 먼저 본다'는 의미가 홍채를 통해 성격과 유전적 정보까지 파악하는 것은 아닌지 재차 물었다. 박 원장은 "돋보기 들고 다니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어디 홍채 좀 봅시다' 하면 누가 나랑 만나주겠습니까? 그저 눈을 볼 뿐입니다"라며 껄껄 웃었다.

의사로서의 박 원장은 홍채를 통해 병을 살펴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명의이지만 평상시의 그는 눈을 맞추며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고 마음을 터놓고 만날 수 있는 보통의 이웃사람인 듯하다.
 
▲원장실에서 홍채관련 서적을 보고 있는 박성일 원장. ⓒ2007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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